일상/시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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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과시골-외할머니댁일상/시골이야기 2020. 4. 29. 21:16
외할아버지를 뵈러 오랜만에 왔다. 늘 친가 쪽에만 가서 외할아버지 혼자 쓸쓸해하실까 봐 오늘은 외할아버지가 계신 곳에 갔다. 이 웅덩이를 돌아가면 외할아버지가 계신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고 살아생전 좋아하시던 소주도 한병 사갔다. 이상하게 나는 외할아버지 기억은 많이 없지만 돌아가신 날은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이날은 마음이 먹먹해지고 보고싶어져 울고 말았다. 산소를 갔다가 외할머니댁에 가서 외할머니 좋아하는 두유랑 카스텔라랑 사서 가니 또 사 왔냐고 타박하신다. 그래도 두유 하나 컵에 드리니 좋아하신다. 잠시 언덕에 다녀온다 말하고 길을 나섰다. 언덕과 가까워지니 많이 본 녀석이 있다. 고사리다. 억세서 먹지는 못하겠지만 오랜만에 보니 좋다. 언덕 위에 올라오니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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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도 괜찮아.일상/시골이야기 2020. 4. 24. 21:09
어제 늦게 가서 결국 집터도 못 보고 오고 밭도 못 보고 강아지도 못 본 게 그렇게 나에겐 마음에 걸렸는가 보다. 오늘 언니를 일찍 초대해서 밥을 먹이고 나는 시골로 다시 내려갔다. 바람이 어제와 같이 많이 불었지만 오늘의 하늘은 푸르고 구름도 있어 마을 들어오면서 부터 바람에 눈이 아팠지만 이 초록과 하늘의 푸르름에 기분이 좋아졌다. 제일 먼저 간 곳은 내 밭이다. 내상추 얼마나 자랐나 적상추는 조금 더 자란 거 같다. 비료를 뿌리려고 했는데 이웃 어르신이 내가 비료 뿌리는 게 맘에 안 드는지 자기가 해놓는다고 말리신다. 나는 아직도 초보 농사꾼이다.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청상추도 이제는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작던 상추씨가 이렇게 싹을 틔우고 나오는 게 너무 신기하다. 그런데 그 뒤에 보리 콩 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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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마음의평온일상/시골이야기 2020. 4. 23. 21:03
점심을 맛있게 먹고 기분전환이 된 것 같았다. 오랜만에 분식집처럼 떡볶이에 주먹밥까지. 먹고 나서 가만히 앉아 있으니 갑갑함이 느껴진다. 아파트에서 바라본 풍경은 여전히 이질적이고 시간이 늦는데 시골 갈까 말까를 고민을 많이했다. 시간이 항상 가던 시간과는 틀려서 가면 늦어질 거 같아서, 고민을 20분정도 한 결과 그래 많이 못 보더라도 가자라는 결정을 내렸다. 집 앞 하천에 두루미인지 앉아 있다. 사실 아파트 주위 하천에서 이런 녀석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확대해서 찍어서 화질이 그리 좋지 못하지만 그래도 여기로 와줘서 고마웠다. 시골 가면 늘 보던 커다란 새들이 많은데 여기서는 꽤 귀하다. 시골에 도착해서 산소에 가려했다. 도착한 시간이 좀 늦어서 그런지 이웃 어르신이 지금은 안 가는 게 좋다고 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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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쉼표하나일상/시골이야기 2020. 4. 14. 21:08
오늘은 부랴부랴 점심을 만들고 나의 쉼터인 시골로 잠시 마음을 달래러 왔다. 할머니 밭 바로 옆에 있는 이 저수지. 어릴 땐 이 저수지가 엄청 무서웠다. 꼭 아나콘다 같은 뱀이 나와서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라는 상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여긴 나의 조용한 쉼터이다. 증조부모, 조부모 산소 모두 다녀온 후 작은 자리를 깔고 그늘진 곳에서 저수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래서 늘 여기가 그리운 것이다. 조모의 산소에는 지난번 부모님께서 공들여 심은 나무가 햇빛을 듬뿍 받아 꽃을 피웠다. 작은 나무에 벌써 이렇게 꽃이 많이 피었다니, 기분이 좋아 얼른 부모님께도 사진을 보냈다. 역시 묘목은 심으면 햇빛과 비옥한 땅만 있으면 쑥쑥 자라는 것 같다. 꽃을 피운 나무를 보니 내 상추도 얼마나 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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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동네 - 시간여행일상/시골이야기 2020. 4. 9. 21:21
오늘은 시골 가는 날로 정했는데 엄마에게 바로 연락이 오더니 비가 오고 난 뒤에 가라고 하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봤다. 저번 주말 산소 정비하면서 농약 독한걸 주위에 뿌려놓아서 가면 몸에 안 좋다고 비가 오고 조금 씻겨간 뒤에 가라고 하신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내 어릴 적 시간여행을 하러 잠시나마 사람 없는 곳으로 걷기로 했다. 가는 길에 발견한 정겨운 리어카가 있어 벌써 가는 길이 즐거워졌다. 언덕을 올라 육교를 올라가는 길옆에 벚꽃나무가 이제는 이렇게 다 떨어졌다. 안녕 벚꽃, 안녕 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이라도 괜찮다. 봄은 반드시 돌아오고, 벚꽃도 다시 필테니까. 육교를 다 오르고 옆길로 나가는 길이 생겼다. 원래라면 기차가 안 다니는 기찻길이었는데, 산책로로 바뀌었다. 조금씩 바뀌어 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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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식물의날일상/시골이야기 2020. 4. 5. 21:30
어제와 오늘은 엄마, 아빠가 산소를 조금 정비하고 산소 주위에 나무를 심으러 가셨다. 토요일인 어제 나는 따라가지 않았고 일요일은 잠시나마 따라 다녀왔다. 산소에 인사만 드리고 나에겐 그냥 어제 많이했으니 내려가서 한 바퀴 돌고 와라 하셔서 나는 결국 나무심는걸 도와줄 수 없었다. 평화로운 작은강가가 햇빛에 의해 빛나는 모습을 보니 마음까지 따뜻해짐을 느낀다. 강둑을 걷다가 조금더 지나니 민들레 홀씨가 이렇게나 많이 또 자라 있다. '오늘은 너희를 꺾지 않고 바라만 볼게'라고 생각하며 카메라에만 담았다. 사실 민들레 홀씨는 보기만 해도 꺾어서 후후 불고 싶어 진다. 동네가 작다 보니 한 바퀴를 다 돌고 결국 돌아온 나의 미련을 버릴 수 없는 상추밭으로 갔다. 맙소사! 상추가 났다. 적상추가 청상추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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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시골일상/시골이야기 2020. 4. 2. 21:06
4월 1일 첫날에 시골을 가고 싶었는데 아침에 비가 내려서 날씨도 안 좋았다. 결국 못가고 오늘은 기필코 가야지 하고 마음먹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나 좋았다. 역시 시골에 도착하면 기분마저 틀려진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산소에 왔다. 어릴 때 엄마 아빠 따라 가보고 그 뒤로는 산소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나에겐 그렇게 많은 사랑을 주신 분들이셨는데 조촐하게 음식을 가져가고 술 한병도 사 가지고 가서 먼저 증조할머니 , 증조할아버지 산소에 술 한잔을 드렸다. 아무도 없는 산 허공에 증손녀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산소 한쪽에 멧돼지가 왔는지 약간 파여있다. 아빠랑 삼촌이 나프탈렌이랑 뿌리고 왔다던데 다시 내려왔나 보다. 제일 위에 있는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산소에 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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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태어난 아이들일상/시골이야기 2020. 3. 29. 20:59
주말 내내 생각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더니 살이 다시 빠지기 시작했다. 나는 고무줄 몸무게이다. 아무 생각하지 않으려 영국 드라마 셜록을 다시 처음부터 보고 있는 중에 나의 외사촌에게서 아이메세지가 도착했다. "언니 외할머니 집에 도착했는데 백구가 새끼를 벌써 낳아서 사진 보내줄게" 라는 문자와 보내준 사진 3장. *내가 늘 가는 시골은 친할머니 댁 시골이다. 외할머니는 아직 정정하게 계신다. 아니 근데 백구가 낳은 아이인데 왜 1마리는 점박이일까? 아빠가 누구니?라고 순간 묻고 싶었다. 이렇게 묻고 싶은 나 자신이 웃기기도 했다. 꼬물이가 태어난 지 이제 일주일도 안되었다고 한다. 사진으로만으로도 아이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할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이든 동물이든 아기 때는 모든 게 귀여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