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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당이 보이는 담벼락
    일상/시골이야기 2020. 3. 25. 20:54

    목요일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채비를 하고 시골을 나섰다.
    사실 시골을 다녀오고 나서부터 자꾸만 더 시골에 애착이 가게 되고 더 오래 있고 싶어 진다.
    바로 그 이유는 이 낮은 담벼락이 주는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담벼락이 끝나면 지금은 폐교가 되어버린 초등학교가 나온다.
    옛날 그 모습 그대로 초등학교의 담벼락도 세월을 비켜갈 수 없는지 이곳저곳
    녹이 슬어있지만 그래도 이 낮은 학교 담벼락 마저 나를 늘 이곳으로 오게끔 만든다.

     

     

     

     

     

    시골의 마을로 들어가면 이 편안함은 한층 더 높아진다.
    낮은 담벼락이 주는 안정감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녹슨 대문, 그리고
    닫히지 않은 문으로 인해 시골의 인심을 넉넉히 느낄 수 있다.

     

     

     

     

     

    녹슨 대문 집을 지나면 이렇게 펜스로 담벼락을 짓어놓은 최신식의 집도 있다.
    나무장작이 곱게 쌓여 있는 모습을 보니 주인 어르신의 부지런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평화로운 마을은 이런 사소함 마저도 힐링이 된다.

     

     

     

     

     

    마을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대문이 없는 집도 있다.
    마당 한편에 심어놓은 쪽파와 정겨운 평상 그리고 작은 닭장까지, 사실 이 집은
    내가 늘 신세를 지는 이웃 어르신의 집이다.
    이렇게 흉흉한 세상에 대문 없는 집이 있을까?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늘 눈에 밟혔던 제일 어린 강아지도 한번 보러 갔다.
    이 녀석 전에는 조금 밝고 건강해 보였는데 피부병이 생겼는지 다리 쪽에
    털이 다 빠져있고 얼굴도 밝지 않다. 이러면 집으로 돌아가는 내 마음이 또다시
    아파진다. '너를 보러 다시 와야겠구나'라는 생각이 이번 주 내내 내 마음속에
    남아 있겠지. 내가 올 동안 밥 많이 먹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고 싶다.

     

     

     

     

     

    두세 시간의 즐거운 시골 여행이 끝나고 다시 이 차가운 아파트 숲들이 있는 곳으로
    왔다. 시골의 정겨운 담벼락을 보고 와서 그런지 더 차갑고 높아 보이는
    나의동네가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다음 주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화창한 날 다시 한번 그 편안함과 정겨움을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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