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늘의 시골 - 자연 마트
    일상/시골이야기 2020. 3. 20. 21:12

    며칠 전 처음 본 제일 어린 강아지가 눈앞에 아른거려 오늘 마음먹고
    시골을 내려갔다.

     

    마을 어귀 가기 전 어린 강아지가 잘 있는지 궁금하여 제일 먼저 확인하니
    이 녀석 사람 오는 발소리를 듣고 신나서 꼬리도 흔들고 표정도 좋아졌다.
    며칠 전처럼 그렇게 바들바들 떨지 않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오늘은 환하게 웃는 건지 하품하는 건지 모를 사진을 찍었지만 너무 움직여서 사진 찍기
    가장 난이도가 높았다.

    그래도 건강하니 내 마음이 다 편하다.

     

     

     

     

    어린 강아지의 건강함을 보고 기분 좋게 마을로 내려갔다.
    저 멀리 보이는 마을. 늘 평화롭다 시끄러운 차 소리도 없고, 경쟁도 없고, 그저
    자연의 섭리대로 움직이는 곳이다.

     

     

     

     

     

    마을에 도착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논과산, 그리고 밭
    물이 조금씩 고여 있는 논을 보다 보니 어릴 때 할머니랑 잡은 논우렁이 있다.
    지금은 농사 시기가 아니어서 물을 채우지도 않고 모를 심지도 않지만 이 논에는
    물이 여기저기 구덩이에 고여있어 자세히 보니 우렁이가 있다.
    오늘의 나의 두 번째 수확물은 논 우렁이로 정했다.
    *첫 번째 수확물은 냉이였다.

     

     

     

     

     

    논에 거머리가 있을까 봐 이웃 어르신께 빌린 손잡이 달린 바가지와 내가 가져온 반찬통을
    가지고 내가 가진 논도 아닌 다른 사람의 논에 무작정 들어가 우렁이를 잡기 시작했다.
    딱 내가 먹을 만큼만 말이다. 

    그러다가 논 주인아저씨가 나를 발견하곤 '뭐하냐고' 물어보길래 논우렁이 10마리만
    잡아도 되겠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하신다. 시골인심은 늘 좋다.
    수확물 채집이 끝났다. 정말 딱 내가 먹을 만큼이다.

    *정말 지금 글을 쓰지만 남의 논에 들어갔던 일은 나쁜 일이라는 걸 알고 깊게 반성한다.

     

     

     

     

     

    논우렁이를 채집하고 얻은 결과물은 처참하다.
    하얀 내 운동화는 논 구덩이에 푹 빠져 어느새 시골스럽게 변해버렸다.

     

     

     

     

     

    우렁이를 잡고 어르신께 빌린 물건을 돌려드리니, 겨울초 좀 가져가라고 또 챙겨주신다.
    늘 얻어먹기만 하여 미안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민들레 꽃씨가 있다. 신발이 흙탕물에 젖어도 민들레 꽃씨를
    후후 불어가며 걸어가는 이 길이 너무 좋다.
    오늘 하루도 선물 같은 하루가 되어 감사함을 느낀다.

    '일상 > 시골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에 태어난 아이들  (83) 2020.03.29
    마당이 보이는 담벼락  (56) 2020.03.25
    시골강아지 기행  (44) 2020.03.17
    골목기행  (36) 2020.03.13
    3월의 산행  (28) 2020.03.08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