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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은 흐리고 비가 온다 한다.
하지만 내가 사는 경남은 해가 떴다.
오늘은 그림 같은 시골 하늘이다.
마을 어귀부터 우리 할머니 댁까지 걸어서 10분.
이 구름만 보고 가도 마음마저 편안해진다.
오늘 텃밭부터 먼저 점검하니 부추에게 물을 안 주면 안 되겠다.
요즘 날이 가물어서 큰일이다.
오늘 아니면 내일 왔으면 좋겠다. 부추에게 물을 주고 오늘의 할당량 풀을 뽑는다.
이 단순한 작업이 사실 꽤 힘들다. 약 40분 정도 뽑으니 정수리 타서 없어질 거 같다.
날이 따뜻한 만큼 앵두도 목이 마를텐데, 이나무는 내게 또 한해의 열매를 맺어준다.
다음 주면 수확이 가능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비는 와야 하는데 앵두가 떨어질 건 걱정이 된다.
아니나 다를까 발밑을 보니 열매가 많이 떨어져 있다.
빨갛게 익은 앵두를 뜻밖에 수확하게 되었다.
땅에 떨어진 거부터 나무에 익은 것들을 따도 맛볼 만큼만 될 거 같다.
올해 첫 열매를 내가 먼저 가져갈 수 있어서 좋다.
앵두나무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한다. 그래서 나에겐 이 나무를 해마다 보고
앵두 따서 먹었던 기억이 있어 더 정이 간다.
*앵두는 피로 회복에 좋다고 한다.
마지막 종착지 강아지 보러도 갔다.
일주일 사이에 왜 이렇게 꼬질꼬질해졌지 너랑 나랑 같이 사진 찍고 눈곱 좀 떼어주고
물티슈로 세수 좀 시켜주고 집에 가야겠다.
아직도 건강하게 있어줘서 마음이 편하다.
집에 다시 돌아가는 발걸음은 싫지만 또 올 것이기에 다음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