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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의 산행
    일상/시골이야기 2020. 3. 8. 20:41

    삼월의 둘째 주 일요일이 왔다.
    이번 3월달은 일요일이 5번이나 있다.
    토요일이 비가오며 가고 싶었던 시골도 못 가고 마음은 점점 일상에 지쳐갔다.
    일요일 오늘 아침은 꽤 햇살이 강하게 들어오는 아침이 시작됐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시골을 가야지 했건만 엄마가 같이 산에 가자고 하신다.
    채비를 하고 집과 가장 가까운 팔용산에 오르기로 했다.
    산은 나와 인연이 없다.
    그냥 산이라는 개념이 내게는 힘든 오르막길 이라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엄마 혼자 산행을 보내려니 기분이 좋지 않아 같이 가기로 한 것이다.
    오늘은 시골가는날인데 말이다.
    도란도란 이야길 하며 가는 길에 만난 꽃이다.
    물기를 머금고 예쁜 꽃이 더 청초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한참을 올라가다 잠시 쉬자했다.
    우리는 둘레길로 가는데 나는 왜이리도 숨이 차고 다리가 벌써부터 아픈지 모르겠다.
    알 수 없는 투정이 심술을 부리려고 한다.
    엄마는 갑자기 여길 보라며 손짓을 한다. 내가 아는 꽃이다.
    할미꽃. 이름마저 슬프고 꽃 이야기 전설 또한 슬프다.
    이렇게 예쁜 꽃이 왜 할미꽃이라 불리는지 아는가?
    꽃의 대가 굽어서가 아니다.
    꽃이 지고 나서 백발의 할머니 모습을 하기 때문이다.
    괜스레 내던 알 수 없는 투정이 할미꽃을 보니 엄마 생각이 난다.
    내 옆에 이렇게 있는 엄마가 말이다.
    눈시울이 붉어지기 전에 엄마와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둘레길을 다 오르고 정상까지 얼마 안 남은 지점에서 
    바다를 끼고 있는 내가 자고 나란 지역이 한눈에 보인다.
    산을 올라오질 않으니 내가 자란 마을이 이렇게나 아름다운지 몰랐다

     

     

     

     

    다시 정산까지 열심히 올라갔다. 
    산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에 오르니 기분이 묘했다. 
    다들 기분이 상쾌하다고 말을 하는 거 같은데 말이다.
    일상에서 느끼던 고민들이 부질없는느낌이 들었다.
    왜 이런 생각을 했던걸까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내려오며 엄마가 왜 산을 자주 가시는지 알 것만 같다.
    산이 주는 기운은 옹졸한 내 마음을 넓게 볼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다. 그 고민은 남에게 평가 받을수 없는 고민이고
    오로지 내 자신에게만 허용되는 고민이기에 남에게 크고 작다라는 평가를 
    받을 필요는 없다.
    마음이 어지러울때 산은 마음을 품어준다.
    이게 아마 내가 느낀 산의 첫 매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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