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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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지옥일상/하루일기 2020. 3. 27. 20:58
이웃 어르신은 시골에 내려가면 늘 한 보따리 챙겨서 집에 가는 모습을 배웅해주신다.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밭의 터는 그대로 있기에 무언가 하나를 내손으로 농사라고 부르기엔 부끄럽고 채소 하나 키워보고 싶었다. 그런 내가 이웃 어르신 눈에는 애송이 같아 보였는지 늘 웃어주신다. 이번 주 수요일 시골에 내려갔을 때는 내가 할머니 밭 한편에 심어놓은 상추 팻말을 보셨는지 집에갈때 상추를 이렇게나 주셨다. 밭에서 뿌리까지 바로 뽑아서 싱싱한 상태의 상추를 말이다. 그래서 지금 상추를 고르고있다. 먹을 수 있는 잎, 먹을 수 없는 잎 하나하나 고르며 뿌리는 칼로 잘라 버리고 싱싱한 것만 골랐다. 30분 넘게 하다 보니 은근히 허리가 아프며 엄청난 상추의 양에 이 아이를 어떻게 해서 모두 다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