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하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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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후르츠 같은 노년기일상/하루일기 2020. 4. 11. 21:25
나는 아직 미혼에 싱글이다. 물론 연애도 해봤고 후회도 해봤고 잘 찼다고 생각했던 연애도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 이 영화를 보고 내 목표가 정해졌다. 나는 결혼해서 늙어도 이렇게 늙고 싶다고. 오늘 내가 다시 한번 보고 다시 반한 영화 인생 후르츠를 소개하고 싶다. 인생 후르츠 영화는 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영화라기보다 다큐멘터리 식으로 나온다. 두 분의 나이는 합쳐 177살, 홀로 지내온 인생보다 두 분이 같이 지내온 인생이 더 많은만큼 노부부의 삶을 프레임에 담아내었다. 인생 후르츠 이름 한번 특이하지 않는가. 할아버지는 90세의 건축가 이시다. 이 집을 설계하신분이기도 하다. 두 분은 채소와 과일나무를 여러 종류 심어가며 하루하루 살아가신다. 그 모습이 나에겐 너무나도 인상 깊게 다가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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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늘 포스팅 하면서 하는일일상/하루일기 2020. 4. 8. 21:34
내가 늘 노트북을 켜고 하는 일은 네이버보단 구글 메일함을 먼저 열고, 필요 없는 메일을 지우고, 티스토리를 확인한다. 이 작업을 하기 전에 세팅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바로 이 라디오다. 나는 키보드만 타닥타닥 하는 소리를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그래서 항상 라디오를 켜고 백색소음을 만들어 놓는다. 글을 쓰고 읽는데 있어서 집중이 될 만큼의 볼륨으로 해놓고 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주 듣는 라디오 주파수는 없다. 주파수는 늘 정해져 있는 대로 들을 때가 많으며 가끔 클래식만 나오는 라디오를 들을때가 있다. 이 라디오 보기만 해도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가 10년이 넘은 제품이다. 뒷면을 보니 2005년 제품, 꼬질꼬질하고 낡았지만 내 마음에 편안함을 주는 아주 좋은 친구 같은 기계 중 하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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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세월들일상/하루일기 2020. 4. 4. 21:26
선물 같은 하루를 받았다. 선물 같은 하루는 기록에 남기는 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여 블로그에도 개인 일기장에도 그 기분 그대로 남겼다. 외사촌들과 함께한 사진도 공유하다 보니 갑자기 휴대폰에 대해 생각이 났다. 처분하지 않고 있던 나의 무수한 이야기와 추억이 담겨 있는 휴대폰. 첫 휴대폰은 정말 아주 튼튼한 폴더 폰이다. 두 번째는 스카이폰 세 번째부터는 아이폰이며 그 후로는 계속해서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 휴대폰이 생겼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짧은 시간 안에 문자로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눈다는게 나에겐 정말 신세계였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엔 펜팔이나 교환일기가 나에겐 전부였다. 오늘 이 휴대폰을 보면서 교환일기와 펜팔은 모두 이사 올 때 처분되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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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의 마지막날일상/하루일기 2020. 3. 31. 21:30
3월의 마지막 날이다. 벌써 1년의 1분기가 지나갔다. 시간은 참 속절없이 잘 흘러가는 것 같다. 학교 책상에 앉아 공부할 땐 그렇게 시간이 안 가더니 요즘따라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걸 느끼고 있다. 3월의 마지막 날은 오랜만에 책장 안 깊숙이 있던 책을 꺼내 다시 보았다. 바로 현현 작가님의 파리에 비가 오면 이다. 프롤로그는 이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 이렇게 계절별로 나누어져 있다. 내가 현현 작가님을 알게 된 건 네이버에 한창 그라폴리오가 유행하고 있을 때이다. 작가님은 다른 작가님들과 다르게 그림과 함께 글도 함께 적어주신다. 그래서 내게는 조금 더 가슴 깊이 와 닿는 글귀도 꽤 많았다. 정말 감성 그림 에세이다. 그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과 글귀가 바로 이거다.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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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지옥일상/하루일기 2020. 3. 27. 20:58
이웃 어르신은 시골에 내려가면 늘 한 보따리 챙겨서 집에 가는 모습을 배웅해주신다.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밭의 터는 그대로 있기에 무언가 하나를 내손으로 농사라고 부르기엔 부끄럽고 채소 하나 키워보고 싶었다. 그런 내가 이웃 어르신 눈에는 애송이 같아 보였는지 늘 웃어주신다. 이번 주 수요일 시골에 내려갔을 때는 내가 할머니 밭 한편에 심어놓은 상추 팻말을 보셨는지 집에갈때 상추를 이렇게나 주셨다. 밭에서 뿌리까지 바로 뽑아서 싱싱한 상태의 상추를 말이다. 그래서 지금 상추를 고르고있다. 먹을 수 있는 잎, 먹을 수 없는 잎 하나하나 고르며 뿌리는 칼로 잘라 버리고 싱싱한 것만 골랐다. 30분 넘게 하다 보니 은근히 허리가 아프며 엄청난 상추의 양에 이 아이를 어떻게 해서 모두 다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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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래 같은빨강은 없다.일상/하루일기 2020. 3. 24. 20:55
오늘은 나의 립스틱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남성분들이 보면 세상에 저렇게 많은 립스틱 어디에 다 쓸까 하실지도 모른다. 이건 일부일뿐이다. 내가쓰는 빨간 립스틱만 모아놓았을 뿐. 나는 피부 화장은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는다. 피부가 답답한 게 너무나도 싫고 시간이 지나면 얼굴의 기름과 땀, 그리고 화장품이 무너져 내리는 현상도 싫어해서 최소한의 피부 화장만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입술을 안 바르면 아파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20대 초반에는 화장하는 게 너무나 좋았고 머리스타일 바꾸는 것도 너무나 좋아했다. 그냥 꾸미는 게 좋았다. 그게 예뻐 보이고 누군가가 나를 예쁘다고 해주고 주목받는 게 좋았었으니까. 하지만 세월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자연스러움을 따라가게 되었다. 컬러를 보면 다 비슷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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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간식일상/하루일기 2020. 3. 21. 21:18
오늘 저녁 간식은 특별한 간식이 내게 왔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 수도 있는 망개떡.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음식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음식일지도 모른다. 상자를 열어보니 망개잎 향이 솔솔 퍼진다. 망개잎 사이로 보이는 하얀 떡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왜 망개잎으로 굳이 떡을 쌌을까? 나도 잘 몰라 엄마에게 물어보니 옛날에 망개잎에 싸면 음식이 상하지 않는다고 해서 밥이나 떡을 싸서 먼길을 나갔다고 한다. 망개나무잎은 어디든 있을 텐데 왜 하필 의령일까? 차라리 내가 사는 고향의 향토음식이였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의령에서 떡에 앙금을 넣고 가내수공업으로 점점 발전하면서 의령의 특산물이 되었다고 한다. 망개잎을 하나 펼치니 동그랗고 예쁜 하얀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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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게 와준 하늘일상/하루일기 2020. 3. 16. 20:54
나는 아침이 빠른 사람이다. 예민한 편이기도 하고 내가 정한 룰을 깨고 싶지 않은 이유로 인한 강박증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살다 보니 내가 나 자신에게 피곤한 사람이 되기도 하며 타인에게도 피곤한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월요일 병원 예약이 있어 서둘러 나가는 오늘 아침의 풍경은 그저 그랬다. 그냥 솔직히 말해서 내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 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코로나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을 피하려 애쓰는 모습, 누가 누군지 모를 확진자 속에서 다들 의심하며 움직이는 모습들을 보니 지금 걷는 이 거리가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병원을 다녀와서 조용히 음식을 만들고 해야 할 일을 하니 벌써 네시가 훌쩍 넘었다. 펼쳐놓은 공부들과 일을 정리하고 잠시 밖에 사람이 없는 곳을 산책하러 나..